몇 년 만에 다시
'주말농장 텃밭 가꾸기'에 돌입하기 위해,
오랜 귀차니즘을 이겨내고
삽을 들었어요.
더 늦어지면 고구마 심는 시기를 놓칠 것 같아
겨우 움직인 것이기도 하고요.
오랜만에 찾은 저희 주말농장.
남편 회사에서는 7평 남짓의 텃밭을
직원들에게 배정해 주고 있는대요.
각자의 땅을 모두 알차게 가꾸고 있어요.
그럼 저희 밭으로 바로 가보실까요?
어머 깜짝이야.
보이시나요 이 무성한 잡초.
오늘 이 잡초를 제거하는 게 미션이에요.
남편 말로는 이 정도면 그나마 양호한 편이라는데,
왜 제게는 전혀 위로가 안되죠?
도시농부 모드로 변해,
면장갑 끼고 잡초 제거에 돌입하기 시작했어요.
뿌리가 남으면 다시 자라나기 때문에,
뿌리까지 잘 뽑아줘야 해요.
또 잡초 제거할 때마다,
그동안 전세 내고 살고 있던 각종 곤충들이 나타나요.
잘 자고 있다가 이게 웬일인가 하나씩 나오네요.
일 년간 볼까 말까 한
달팽이 한 무더기와, 개미 소굴,
이름 모를 곤충들이 가득하더라구요.
좀 더 있었다가는 파브르 곤충기에
도전할 기세 였어요.
이런 잡초들이 여러 뭉텅이 나왔어요.
정말 생명력이 대단하죠?
대충 굵은 줄기들이 제거되면,
나머지 잔잔바리들을 제거해 줘야 해요.
개중에 뿌리 제거가 안 된 애들은,
삽을 이용해서 파줘야 한답니다.
하아... 고되네요.
그래도 몸을 움직이는 일은
오히려 정신을 맑게 해주는 것 같아요.
그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,
오늘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.
드뎌 잡초가 웬만큼 제거 됐어요.
잡초 제거 후에는,
삽으로 흙을 잘 솎아 줍니다.
Before & After 보이시나요?
무성했던 잡초가 사라지고,
이제 고구마 심을 준비가 됐네요.
내일은 둑을 만들고,
검은 비닐을 씌워
본격적으로 고구마를 심어 보려구요.
주말농장은
정말이지 돈으로 생각한다면
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.
책상에서 키보드나 치던 사람에겐
너무 고되고도 인건비도 안 나오는
그런 일이죠.
하지만 반대로,
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그런 일이기도 해요.
아이가 있다면 교육용으로,
혹은 재미용으로도 활용하는 건 물론이고,
도시인에게는
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로움,
겸손함과 풍요로움을 배울 수 있는
소중한 시간이죠.
이번 기회를 통해,
좀 더 간소하고 소박한 삶과
접속해 보려구요.
댓글